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백부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이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도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조사를 맡은 워렌 위원회의 보고서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1일(현지시간) 방송 진행자 찰리 로즈의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5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암살 배후로 마피아 관련설에 무게를 뒀다.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배후로는 군사복합체, 베트남전 확전론자 등의 보수세력 음모설, 쿠바 개입설, 마피아 개입설이 거론돼 왔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중 리 하비 오스월드가 쏜 총탄에 숨졌다. 5년 뒤에는 동생 로버트 케네디마저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승리 축하행사가 열리던 호텔에서 암살됐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아버지가 죽기 전 워렌 위원회 보고서를 조악한 솜씨의 작품으로 평가절하했다"며 자신도 보고서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공개적으로는 워렌 보고서를 지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를 무시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월 워렌 대법원장이 이끄는 조사위원회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이 오스월드의 단독 범행이며, 배후는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아버지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죽음과 당시 법무장관이던 자신의 조직범죄에 대한 공격적 대응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가 암살사건 수사를 진행시켜 오스월드의 통화기록을 확보했으며, 암살사건 이틀 뒤 오스월드를 살해한 나이트클럽 소유자 잭 루비가 당시 법무부가 수사하던 마피아 지도자들 중 한 사람의 조사기록과 같다는 사실도 찾아냈다"고 공개했다. 이 같은 주장은 루비가 케네디의 추앙자이며, 그의 순수한 분노가 오스월드를 살해한 동기라는 미국 정부 발표와 다른 것이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아버지는 또 그 외의 다른 사람들도 사건에 연루됐다고 상당히 확신했다"고 말했으나 그들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생전에 남편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에 린든 존슨 부통령이 개입돼 있다고 한 증언이 공개됐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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