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남자 탁구는 희망을 품고 있다. 언젠가는 '만리장성' 벽을 허물고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2013년에도 새롭게 뛰고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처럼 '타도 만리장성'을 완성할 유망주로 서현덕(22ㆍ삼성생명)이 꼽힌다. 그는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서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 정상 도전의 키를 쥐고 있다. 한국 탁구의 미래를 짊어진 서현덕은 어깨가 무겁지만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남자 탁구의 숙원 풀어줄 열쇠
유남규 김택수 유승민 등 한국 남자 탁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은 세계를 호령했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남자 탁구는 세계선수권에서 단 한 차례도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세계선수권 챔피언 배출은 남자 탁구의 숙원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단식보다 복식의 세계선수권 석권 가능성이 크다. 서현덕은 왼손 셰이크핸드형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망주라 '필승 카드'의 한 축이다. 복식의 경우 왼손-오른손 조합이 최고로 꼽히기 때문. 서현덕은 "세계선수권 남자 우승자가 지금껏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복식이 중국을 넘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종목이기 때문에 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파트너 빨리 정해져야
서현덕은 지난해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 투어에서 2명의 파트너와 우승을 차지했다. 5월 일본 오픈에서는 김민석(KGC인삼공사)과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올랐다. 9월 체코 오픈에서는 팀 동료 이상수와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3년 세계선수권(5월13~20일ㆍ개인전)과 아시아선수권(6월30~7월7일)은 물론이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위해서 하루 빨리 서현덕의 파트너가 정해져야 한다. 서현덕은 "파트너와 호흡을 많이 맞춰야 하는데 복식 파트너가 자주 바껴 아쉽다. 상비군 선발전을 통과하면 파트너가 일찌감치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많은 복식 파트너 중 김민석을 으뜸으로 꼽았다. '김민석을 믿어야 하는 친구'라 표현한 서현덕은 "기술적으로 잘 맞는 선수라 함께 하면 편하다"고 말했다.
복식ㆍ혼합 복식 우승 목표
'복식ㆍ혼합복식 우승, 개인 단식 4강.' 서현덕은 올 시즌 목표를 높게 잡았다. "목표는 높게 잡을수록 좋지 않느냐"는 서현덕은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이 탈락한 게 너무 아쉬웠다. 올해는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아시아선수권을 넘어 아시안게임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현덕은 지금까지 중국 복식 조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석패했다. 그는 "중국이 흔들릴 때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이길 것 같다"고 자신했다. 혼합복식에서는 2011년 세계선수권 때 중국 조를 제압한 적이 있다. 석하정(대한항공)과 함께 짝이 된 서현덕은 옌안-평야란(중국) 조를 꺾고 8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서현덕은 "개인전도 그렇지만 복식을 잘 하기 위해서 단점인 서브 리시브와 포핸드 공격을 보완해야 한다. 제가 발전해야만 복식 호흡도 좋아질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용인=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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