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새 건축물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
3개월간 지속될 듯
정부세종청사의 실내 공기에서 신경계 교란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국내 권고치 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1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세종청사에 입주한 부처 사무실 공기에서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1㎥당 2,050~3,100㎍(1㎍는 백만분의 1g) 검출됐다. 환경부 권고 기준(500㎍/㎥)보다 4~6배 많은 양이다. 특히 별도로 분리돼 있는 장ㆍ차관, 1급 고위 공무원 사무실에서는 기준치보다 10배 많은 TVOC가 나왔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20일과 이달 2일ㆍ11일 세 차례에 걸쳐 측정했다.
TVOC는 발암물질 벤젠을 포함해 톨루엔, 에틸렌 등 300여개 물질로 구성된 탄화수소화합물로 페인트 접착제나 가구 마감도료, 청소 세척제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피부접촉,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두통, 현기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정신착란 같은 신경계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세종청사로 이전 후 어지러움,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공무원이 늘어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부에 뾰루지가 나거나, 눈이 따끔거려 병원에 다니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윤규 그린연구빌딩실장은 “세종청사 내 TVOC 수치는 다른 신축 건축물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그나마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국내 기준(1㎥당 120㎍)보다 낮게 나온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세종청사의 포름알데히드 수치는 1㎥당 12~91㎍. 최대 6개월까지 공기 중을 떠다니는 포름알데히드와 달리 TVOC는 휘발성분이어서 지속기간이 비교적 짧다. 이 실장은 “TVOC 농도가 기준치까지 떨어지는데 적어도 3개월은 걸릴 전망”이라며 “환기를 자주 하고, 물청소를를 자주해 수용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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