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누출 사고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인근 상주시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재 생산공장인 웅진폴리실리콘에서 12일 염산이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 유독물질 관리와 사고 대처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또다시 드러냈다. 이번 사고도 구미 불산 누출 사고와 마찬가지로 회사 측과 감독당국의 관리 및 점검 부실로 인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12일 오전 7시30분쯤 경북 상주시 청리면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염산탱크에 저장돼있던 200톤가량의 염산이 모두 외부로 누출됐다. 당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여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3개 마을 주민 640여명의 외출이 통제되는 등 불안이 증폭됐다. 사고가 난 탱크 주변이 방류벽으로 둘러싸여 염산이 외부로 빠져나가지는 않았으나, 공기와 화학반응으로 생긴 강부식성의 염화수소 가스가 퍼져나가 주변지역 환경 및 인체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염산 저장 탱크와 배관을 연결하는 밸브 부위가 강추위로 균열이 생겨 염산이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상주시는 불과 20여일 전인 지난해 12월17일 부지 23만㎡에 달하는 이 공장의 위험시설물을 1시간 남짓 정기검사한 뒤 '구조물ㆍ설비의 침하ㆍ균열'등 총 51개 검사항목에 대해 "시설물 상태 및 관리가 양호하며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며 모두 '적합'판정을 내렸다.
또한 구미 불산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해 10월19일 상주시와 소방서, 가스안전공사는 이 공장에 대한 합동점검에서 비상시 탱크에서 누출된 염산 등 유독물질이 모이는 저수조와 이를 중화시키는 폐수처리장 사이의 배수 설비는 점검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상주=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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