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운동은 같은 생활권의 주민들이 복지와 교육, 일자리, 문화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여러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는 지역공동체운동의 하나다. 서울 성산동과 서교동, 망원동 일대의 '성미산마을'이 대표적이다. 대구에서는 북구시민연대(옛 강북시민연대)가 주축이 돼 2002년부터 칠곡3지구를 중심으로 협동조합 방식의 방과후학교, 작은도서관, 보건지소 건립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북구시민연대 창설 주역이 바로 이영재(45ㆍ사진) 대구 북구의원이다. 그는 당시 북구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 해결사 노릇을 자처, '이 반장'으로 통하고 있다. 시민운동의 한계를 제도권 안에서 보완하겠다는 일념으로 2010년 북구의회에 입성, 생활정치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돼야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소규모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올해부터 협동조합 방식의 마을공동체운동을 본격화겠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왜 마을공동체운동인가.
"지역공동체 붕괴는 현대사회의 큰 특징이다. 이에따른 개인의 고립감은 '은둔형 외톨이 묻지마 범죄'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개인주의 풍조 속에서 퇴색해 버린 '사람의 가치'와 '이웃과의 신뢰 관계망'을 회복하는 통로가 바로 마을공동체다. 마을 안에서 함께 나누고, 돌보고, 다같이 즐기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복지, 문화, 경제 공동체 구현이라는 거창한 말은 아끼겠다. 개인 혼자서는 어려운 일들을 지역공동체가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다."
-북구지역에서 펼쳐온 공동체운동은.
"2001년 대구북구시민연대라는 지역공동체 조직을 결성한 뒤 우선 도서관 건립 운동에 착수했다. 2002년 시작한 구립 도서관 건립 운동은 2008년 '구수산도서관' 개관으로 열매를 맺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도 곳곳에 들어섰고, 칠곡지역 주민들의 보건 편의를 위한 보건지소 설립에도 힘을 보탰다. 공동 육아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장터, 베란다 텃밭 사업 등도 꼽을 수 있다."
-올해 주력할 사업은 뭔가.
"소시민과 취약계층의 창업이 쉬운 협동조합은 사실상 공동체운동의 핵심이다. 주민들의 소액ㆍ공동 출자로 설립되는 협동조합은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공동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조직이다. 올해는 칠곡3지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동조합 조직이 설립될 수 있도록 협동조합 교육 및 설립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아파트 내 맞벌이가정을 위해 밥상공동체 협동조합, 역사기행 및 도시농업 협동조합 설립 등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계획 및 포부를 들려달라.
"시민운동가와 생활정치인의 길을 걸으면서 줄곧 '더불어 잘 사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 마을공동체 운동은 이 꿈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지역공동체가 살아야 풀뿌리 민주주의도, 서민의 삶도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을신문을 창간, 지역공동체 안에서 작은 희망을 나누는 것이 소박한 바람이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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