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만 통행료가 300원 인상되자 또 한번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싼 통행료 논란은 2007년 북부구간 개통 시점부터 끊임없이 터져 나온 사안이지만 이번에는 국토해양부 장관 고발까지 추진된다. 북부구간은 민자사업으로 건설돼 남부구간보다 통행료가 2.5배나 비싸다.
들끓는 통행료 인하 여론
고양시 의정부시 등 경기북부 9개 시ㆍ군은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국무총리, 감사원장,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통행료 인하 건의문을 전달했다. 2007년과 지난해 2월에 이은 세 번째 공동건의문이다. 9개 시ㆍ군은 "정부 재정으로 건설하기로 한 북부구간이 어떤 협의도 없이 민자로 전환되며 300만 주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통행료 인하를 촉구했다.
경기도의회는 이재준(민주통합당) 의원을 중심으로 업무상 배임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권도엽 국토부장관에 대한 형사고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일 도의원 13명이 발의한 고발안건이 28일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되면 의장 명의로 검찰에 고발장이 제출될 예정이다.
북부구간 얼마나 비싼가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해 운영하는 외곽순환도로 남부구간은 김포에서 구리까지 91.4㎞에 요금소가 5곳이다. 5곳을 다 통과하면 4,600원이 든다. 1㎞당 통행료는 약 50원이다.
민간사업자인 서울고속도로㈜가 운영하는 일산~퇴계원까지 북부구간은 길이가 36.3㎞밖에 안되지만 지난해 12월 말 양주요금소가 200원, 불암산요금소가 100원씩 각각 인상돼 통행료가 4,800원으로 뛰었다. 1㎞당 통행료는 132원으로 올라 남부구간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싸졌다. 게다가 남부구간은 18개 나들목(IC) 중 구리시의 토평IC만 요금을 받고 나머지는 전부 무료지만 북부구간은 5개 IC 전체에서도 1,000~1,400원씩 또 요금을 징수한다.
남부구간은 2011년 11월 5년 만에 통행료가 오른 뒤 현재까지 동결 중이다. 반면, 북부구간은 2011년 말 200원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말까지 2년 연속 요금이 인상됐다.
올해부터 걷는 법인세가 변수
2007년 12월 말 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이 개통되기 전부터 경기북부 9개 시ㆍ군은 공동결의문을 채택하며 반발했다. 고양시민회는 2009년 부당이득금반환 소송까지 벌이며 압박했지만 그 동안 국토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북부구간 통행료는 관계 법령과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실시협약 등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공식입장이다.
이번에는 변수가 하나 생겼다. 사업초기 면제됐던 법인세가 올해부터 징수된다. 외곽순환도로 원가자료상 북부구간을 30년간 운영하며 서울고속도로가 정부에 내는 법인세 총액은 1조1,291억원에 이른다. 법인세는 소득에 따라 과세되는 세금이지만 이를 고정원가로 계산했다는 게 이재준 의원의 분석이다. 빠져나가는 법인세만큼 통행료 인상 소지가 있어 국토부 장관 고발안건에서도 핵심은 법인세 계산방법이다. 이 의원은 "정치적이 아니라 철저하게 법률적으로 따지겠다"며 "법인세 면제기간에 국토부는 '아직 받은 게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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