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이 거꾸로 생기니까 참 신기해요.”
경기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 중턱의 폐터널 바닥에서 솟아 오른 ‘역고드름’(사진)이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역고드름은 매년 12월 중순 생기기 시작해 2월 말까지 신비한 자태를 뽐낸다.
13일 연천군에 따르면 길이 50~150㎝, 폭 5~30㎝인 대나무나 양초 모양의 역고드름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6~7년 전이다. 이후 겨울만 되면 평일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군은 지난해 주차장까지 확보했다.
역고드름이 만들어지는 폐터널은 경원선 종착역인 신탄리역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용산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 터널로 뚫렸지만 일본이 패망하며 공사가 중단됐다. 6ㆍ26전쟁 때는 북한군이 탄약창고로 사용했고, 이후 폐터널로 남았다.
역고드름 생성에는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으로 터널 상부에 균열이 생기며 겨울이면 안으로 떨어진 물이 동굴의 독특한 조건과 맞물려 역고드름이 생겨났다. 군 관계자는 “석순과 같은 원리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결빙되는 현상으로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더 크고 굵게 자란다”고 설명했다. 김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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