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의 한인 할아버지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13일 미주한국일보에 따르면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몽고메리 카운티의 랜스데일에 거주하는 장윤선(102)씨가 지난 4일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필라델피아 사무소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식을 통해 미국시민이 됐다.
장씨는 1910년 평안남도 순천 출생으로 50년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남으로 내려와 서울에서 생활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장씨는 30여년 전 자녀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뒤 아내 고성옥(80) 여사와 한국에 남았다가, 10년 전 자녀의 초청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 뒤 부인 고씨는 5년 전 시민권을 취득했으나, 장씨는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시민권 신청을 하지 못했다. 사위 염충걸씨는 "장인은 생의 마무리를 자녀들이 있는 곳에서 하고 싶어하셔서 시민권을 취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씨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건 이민국 필라델피아 사무소 측의 배려가 컸다. 사무소 측은 고령인 장씨를 위해 시민권 신청부터 선서까지 한 달 만에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했고, 인터뷰도 통역을 통해 한국어로 간단한 질문만 했다는 게 염씨의 설명이다. 사무소 측은 "과거 50년간 100세가 넘은 미국 시민권 취득 외국인은 지난 2분기까지 총 27명이었다"며 "작년 8월 102세 노인이 시민권을 획득한 적이 있으며, 역대 전국 최고령자는 117세로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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