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와 박정환은 지난해 이 바둑에 앞서 이미 큰 승부를 하나 치렀다. 우승 상금 40만 달러로 세계 최대인 제7회 응씨배 준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쳐 박정환이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응씨배는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1회부터 4회까지 내리 우승했고, 제5회 창하오에 이어 제6회 때 최철한이 다시 정상에 올라 한국 기사들과 매우 인연이 깊은 기전이다. 박정환은 작년 말 열린 결승 5번기 1, 2국에서 중국 신예 판팅위와 서로 한 판씩 주고받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결승 5번기가 3번기로 좁혀진 셈이다. 3~5국은 오는 3월 상하이에서 재개될 예정인데 과연 결과가 어찌될지 궁금하다.
흑이 1, 5로 나가 끊은 건 당연한 데 이에 앞서 3, 4를 미리 교환한 건 불필요했다. 7, 8도 마찬가지. 어차피 실전처럼 진행될 것이라면 이 교환을 모두 보류하고 그냥 처럼 두는 게 더 나았다. 한편 백도 5 때 6으로 잇는 게 정수다. A로 단수 치는 건 흑6, 백B, 흑C로 흑돌 전체가 너무 쉽게 안정돼서 기껏 △로 갈라친 보람이 없다.
이렇게 된 이상 9부터 13까지 서로 기세의 대결인데 이때 박정환이 먼저 14로 끊은 게 노련한 작전이다. D로 단수 치기 전에 먼저 확실한 패감을 만들어 놓으려는 것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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