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3일(현지시간) 중국 중ㆍ동부 지역에 안개와 오염물질, 배출가스, 미세먼지 등이 결합한 사상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해 당국이 황색경보와 함께 사실상의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베이징(北京)시의 대기오염 수치는 한때 우리나라 기준치의 무려 36배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선 가시(可視)거리가 200m에도 못미쳤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가 봉쇄되고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스모그가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3일 중국 대부분 지역에 안개 황색경보를 내린 뒤 베이징시와 톈진(天津)시,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둥(山東)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쓰촨(四川)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장시(江西) 저장(浙江) 푸젠(福建)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성 등에서는 가시거리 1㎞ 이내의 안개가 14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시 환경감시센터는 이날 지름 2.5㎛ 이하(PM2.5)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일부 지역에서 90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도입할 예정인 초미세먼지 기준 농도 25㎍/㎥의 36배를 넘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이 수치가 300㎍/㎥ 를 초과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 시민들에게 외출과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야기할 수 있고 폐암 사망률을 높일 수도 있어 환자나 노인, 어린이는 실내에만 머물러야 한다. 베이징시의 대기오염은 10일부터 급격하게 악화하기 시작해 11일 이미 초미세먼지 농도가 300㎍/㎥을 넘어섰다.
국제환경단체들은 "베이징시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후 최악의 대기 질"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의 주중 미국 대사관 자체 측정치도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2일 한때 845㎍/㎥를 기록했다. 일부 시민들은 "바깥에서 숨을 쉴 때마다 목에 불순물이 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약국에선 방진 마스크가 동이 났고, 일부 고속도로의 진입이 차단되는 등 곳곳이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학생들의 실외활동 등도 금지됐다.
중앙기상대는 "이번 스모그는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발생한 짙은 안개에 매연 등이 결합해 일어난 것"이라며 "1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중국의 악명높은 대기오염이 대규모 농무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스모그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 기상청은 "이번주 초까지 중국과 한반도 대기가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스모그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밝혔다. 장현식 통보관은 "중국의 스모그는 황사 먼지 같은 오염물질이 아니다'며 "따뜻한 날씨에 수증기가 증가해 나타나는 연무현상(공기 중의 먼지현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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