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채무한도 해결방안으로 거론된 1조 달러(약 1060조원) 백금동전을 발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백금동전 발행이라는 행정부의 단독 결정 대신 공화당과의 지속적인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의회가 연방정부 채무한도를 해결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만큼 초고액 백금동전 발행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행정부와 공화당이 다음달 중순까지 채무한도 증액을 합의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강등된 2011년의 상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지만 행정부가 다시 한 번 공화당에 공을 넘긴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채무한도 조정기간이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행정부와 공화당의 머리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양측 모두 상대방이 협상을 거부한 주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1조 달러 백금동전은 행정부와 공화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고도 예산증액 효과를 낼 수 있다. 재무부가 이를 발행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예치하면 채무한도는 물론 인플레 등의 부작용을 피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조 달러 백금동전 발행은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 미 화폐금융법에는 지폐와 금•은•동으로 만드는 동전의 발행한도는 명시돼 있으나 백금동전의 발행한도는 명시돼 있지 않다. 국가행사의 기념주화 발행 등에 주로 쓰이는 백금동전은 발행한도를 정하지 않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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