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입사 2년 차 강미승(28) 사원은 지난달 7일 서울 은평구 천주교회에서 입사 후 처음으로 김치 담갔다. 은평구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들과 저소득층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다. 대학생 때 김장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 그 때의 경험을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했다. 강 씨는"평소 집에서는 김장을 안 담그기 때문에 솜씨는 서툴지만 동료 자원봉사자분들이 김치 속을 어떻게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알려줘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강 씨의 옆에서는 황성호 사장도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다."사장님이 손이 엄청 빠르고 능숙하신 거예요. 자극이 돼서 저도 더 열심히 했어요."황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20여명은 이날 1,000포기가량의 김치를 만들었다.
7년 차 대리 이혜영(31)씨는 지난해 11월 조손가정을 찾아 집수리를 도왔다. 이 대리는 "처음 집을 방문했을 때 지붕에서 물이 새 집안 곳곳에서 곰팡이 냄새가 났다"며"지붕을 수리하고 장판, 벽지를 갈아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방문한 곳은 이전에도 우리투자증권과 인연이 있던 곳. 지난해 추석 때 소외계층가정에 도시락을 제작해 전달할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초등학생 쌍둥이 형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을 방문했던 직원이 이 집을 수리해드렸으면 좋겠다고 사회공헌사무국에 알려 집수리가 진행됐다. 50년 된 집은 지붕이 낡아서 비가 새고, 장판과 벽지에 곰팡이가 쓸어 공기가 탁했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터라 차가 들어올 수 없어 지붕 철제를 옮기는데 애를 먹기도 했지만 봉사에 참여한 리스크본부 직원 6명이 똘똘 뭉쳐 집수리를 마칠 수 있었다.
우리투자증권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처럼 직원들의 자발적 조직과 결정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초창기 4개의 사내 봉사단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자원봉사활동은 2011년 말 사내 모든 부서 및 영업점 별로 봉사단이 구성돼 현재 101개의 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총 2,843명의 임직원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현지법인 및 휴직자, 파견직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로 가입률은 92.3%에 달한다. 2010년 11월에 신설된 사회공헌사무국은 이들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해주고 있다.
101개 단체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자원봉사자 및 단체를 대상으로 직원들이 온라인투표로 우수사례를 선발하는 행사도 있다. 2011년에는 대구지역본부 직원 94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나눔지기'와 제주지점 직원 11명으로 구성된 '돌하르방' 총무 및 인사파트 직원 35명이 활동하는 '종이비행기'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나눔지기는 매년 구역을 정해 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데, 2011년에는 대구 남구지역에서 봉사를 했다. 남구청 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남광교회 무료급식센터를 찾아 초복 맞이 삼계탕을 지원하는 등 무료급식활동을 돕고 있다.
2005년부터 한 달에 한번씩 제주평화양로원을 찾고 있는 돌하르방팀은 "양로원 실내청소, 목욕탕 청소 외에도 텃밭의 풀매기, 돌 골라내기 등을 한다"며 "여러 사람이 모이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좋을 일을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종이비행기팀도 2005년 11월부터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마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관하는 독거노인 무료 급식소 봉사를 펼쳤다. 2008년 12월에는 식당의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를 교체해주고, 2011년 12월에는 위생을 위해 식당에 손소독기를 설치했다.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기초생활수급자인 중학생들의 생활비와 급식비를 후원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나눔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개인 연간 봉사시간이 50시간인 경우 해당직원이 지정한 기부처에 회사가 50만원을 기부하는 봉사마일리지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밖에도 2005년부터 사회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함께 소외된 이웃과 어린이를 지원하는 '우리천사펀드'를 운영한다. 우리천사펀드는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후원금으로 기부한 돈이 바탕이 된다. 회사는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를 실시해 월평균 3,300만원씩 모금을 조성하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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