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하락 속도 원화 상승 속도의 3배
원ㆍ엔 환율 1,100원선 초반까지 내려갈 것
원ㆍ엔 환율이 지난 주말 약 3년 만에 1,100원대로 내려 앉았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1,193.41을 기록하며 32개월 만에 1,200원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16일 일본 총선에서 무제한 양적완화를 표방했던 자민당이 압승한 이후 엔화 가치는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다. 선거 전인 12월 초의 환율(1,314.64원)에 비해 약 10% 떨어졌다.
달러당 엔화 환율도 연초대비 2.6% 오른 88.905엔에 마감해 조만간 90엔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달러당 원화는 1,063.5원에서 1,054.7원으로 0.83% 하락해 원ㆍ엔 환율의 하락이 더욱 가속화했다.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해 제조업을 부활시켜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 내비침에 따라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원ㆍ100엔 환율은 1,1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하지만 추가적인 경기 부양 카드가 남아있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2분기부터 이런 약세 흐름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원ㆍ엔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수출기업에게 부담이다. 이미 원ㆍ엔 환율은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기업들의 채산성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달 원화기준 수출물가는 9월부터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로 돌아서 12월에는 6.2%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4월(-6.7%) 이후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다.
가장 타격을 입을 산업은 일본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이다. 일본기업들이 엔화 약세를 이용한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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