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기업용 스마트폰이란 안전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킹이나 악성코드 등의 외부 침입을 막아주고, 직원들이 회사 기밀이나 문서 등을 함부로 외부에 유출하지 못하도록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폰을 말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8~11일)에서 삼성전자는 기업용 스마트폰 솔루션인 '세이프'(SafE, Samsung for Enterprise)를 탑재한 '갤럭시S3'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세이프는 직원들이 갤럭시S3를 이용해 기업 전산시스템에 접속해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이메일을 보낼 때 암호를 걸어 발송하는 기능 등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각종문서나 회의 자료, 사진 등을 다른 직원들과 스마트폰으로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보안성. 스마트폰을 통한 재택근무, 원격문서결제 등 '스마트 워크(smart work)'가 보편화되면서 기업들은 핵심기술이나 내부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 유출되는 것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크가 확산되는 것과 비례해 철저한 보안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세이프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바로 그런 우려를 덜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주로 개인 소비자들에게 판매(B2C)되어 왔지만, 시장규모는 기업들이 대량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기업용 시장(B2B)이 훨씬 더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017년까지 1,810억 달러(약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는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이었다. 블랙베리는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편리한 이메일 송수신과 보안성을 앞세워 기업용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블랙베리가 점차 퇴조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발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10%를 B2B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이프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개인이 구입해서 기업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 스마트폰은 보안 기능이 떨어져서 기업에서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꺼리지만 세이프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강화된 보안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세이프 솔루션을 탑재한 갤럭시S3를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AT&T, 버라이존, 티모바일, 스프린트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서도 애플과 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애플 역시 지난해 기업용 스마트폰 솔루션인 '애플 콘피규레이터'를 선보였으며, 올해 스마트폰 가운데 약 30%를 B2B시장에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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