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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 전도사였던 재판관 격무에 급성 백혈병으로 스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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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 전도사였던 재판관 격무에 급성 백혈병으로 스러지다

입력
2013.01.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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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업무능력과 따뜻한 인품으로 주변에 귀감이 됐던 부장판사가 과로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 이우재(48ㆍ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가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 이 부장판사는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4일까지도 재판을 진행했다. 워낙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라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고인은 지난 6일 병원에 입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불과 닷새 만에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2주 전쯤 발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인은 재판 업무 외에도 민사집행법 주석서 편찬, 법무부 민사집행법 개정위원회 업무, 강의 준비 등 각종 가외 업무를 병행해왔다. 동료 판사들은 “이 부장판사가 2개월 전부터 입술이 부르터 있었고, 잦은 기침과 혓바늘 증세로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들의 재판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다른 업무까지 여럿 맡아 몸이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극심한 우울증을 극복한 뒤,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우울증 환자들을 돕는 일에 힘써오기도 했다. 2006년 무렵 심한 우울증을 앓고 몇 차례 자살 기도까지 했다고 TV인터뷰에서 밝혔던 그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우울증 환자들과 꾸준히 상담 전화와 편지를 나눠왔다.

이 부장판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94년 서울동부지법에 판사로 임용됐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으며, 민사집행법 분야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은 12일 오전 7시30분 고향인 경기 가평에 묻힌다. (02)3410-6917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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