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유신회 대표대행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을 만났다. 표면적 이유는 이날 발표한 긴급경제대책을 포함한 20조엔 규모의 2012년도 추경예산안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지만 속내는 평화헌법 개정에 뜻을 같이 하는 하시모토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오사카 시내 호텔에서 하시모토 시장을 만나 “추경예산의 조기 통과가 경제발전에 지극히 중요하다”며 “도쿄와 함께 일본 경제를 견인하는 오사카, 간사이 지역은 지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야당적 발상에서 발목을 잡지 않겠다”며 협조 의사를 밝힌 뒤 정부 차원에서 오사카 산업구조 개편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하시모토 시장을 만나기 위해 오사카를 직접 방문한 것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추진중인 야당결집을 저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한다. 민주당은 중의원 과반수를 획득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수를 차지할 경우 여당의 정치공세에 밀릴 수 있다고 보고 우익성향의 일본유신회 등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수 획득을 위해서는 민주당에 이어 제3당으로 급부상한 일본유신회를 이끄는 하시모토 시장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하시모토 역시 헌법개정을 위해서는 자민당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년 후면 종전 70년인 만큼 일본의 족적과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을 포함한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밝혀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를 2015년 발표할 의사를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은)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국방군은 어디까지나 국가를 지키는 실력조직”이라며 헌법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를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새롭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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