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6년 임기의 집권 4기 정부가 10일 대통령 취임선서 없이 출범했다. 수십만 명의 차베스 지지자들은 취임식이 무기 연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지지행사를 열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대통령궁 앞 연단에 올라 "우리는 차베스 대통령에 완벽한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모였다"며 "나는 이 자리에서 부르주아들로부터 해방된 대중들의 지혜와 힘, 신의로 차베스 대통령을 수호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차베스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카 니카라과 대통령 등 19개국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나는 차베스다'라고 적힌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차베스여 영원하라" "우리 모두가 차베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차베스의 사진과 플래카드, 국기 등을 흔들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국민이 차베스를 대신해 취임선서를 하는 이벤트도 열렸다. 메르세데스 파레데스(55)는 "우리는 언제까지라도 차베스를 기다릴 수 있다"며 "오늘 우리 모두는 차베스이며, 국민이 대통령을 대신해 취임선서를 했다"고 말했다. 차베스의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시민은 "차베스 없는 현 정부는 마비상태와 같다"며 "차베스를 무작정 기다리자니 불안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밝혔다. abc방송 등 외신들도 "차베스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베네수엘라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취임식 연기에 반발해 재선거를 요구했던 야권은 '취임식 연기는 합헌'이라는 전날 대법원의 판결을 수용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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