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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독거노인에 '행복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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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독거노인에 '행복한 밥상'

입력
2013.01.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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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남편이 우리 이러다가 망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웃더라고요. 그런데도 월요일 아침부터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뵈면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개봉3동의 한 조그만 식당. 과메기가 주 메뉴인 이 곳의 주인은 유효근(57), 정춘란(50)씨 부부다. 이들에게 '봉사'는 곧 '기쁨'이다. 벌써 7년째 부부는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주변의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2007년 개업 초기 식당 근처에서 폐지 줍는 몇몇 노인들에게 했던 식사대접이 이제 이 식당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됐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300명에 이른다.

공짜 점심이지만 부부는 반찬 선정부터 대접 방식까지 여간 꼼꼼하게 챙기는 게 아니다. 치매예방에 좋다는 카레와 칼슘 섭취용 멸치와 새우, 항암작용을 하는 버섯볶음 등 4가지 필수반찬을 포함해 매번 12가지의 반찬이 상에 오른다. 절대 한 테이블에 한꺼번에 음식을 차리지 않는 것도 원칙이다. 혹여 모르는 어르신들끼리 앉아 눈치 보며 잘 못 드실까 봐 부부는 한 사람 앞에 밥과 반찬을 따로따로 놓아드린다. 정씨는 "호텔 뷔페보다도 맛있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우리한테는 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고 했다.

과메기가 겨울 한철 음식인 탓에 여름엔 손님이 겨울의 10분의 1수준으로 줄지만 부부의 마음까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유씨는 "여름엔 6개월 동안 가게세도 못 낼 정도로 매출이 준다"면서도 "한 번 식사를 준비할 때마다 평균 80만~10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한 번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부부가 남을 돕는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다. "전 세계에선 몰라도 아마 서울 구로에선 우리 부부가 제일 행복할 거라고 이 사람이 말하더라고요." 정씨가 남편 유씨를 가리키며 웃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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