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동안 수은 수백 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0일 공개한 세계수은현황 보고서에서 토양에 누적됐던 수은 260톤이 전세계 강과 호수를 통해 바다로 유출, 지난 100년 간 해양 상층부 수은량이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기 중 수은 배출량은 2010년 전세계에서 1,960톤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60년대 매년 9,000톤씩 배출된 것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지만 수은 배출지역이 개발도상국에 집중되면서 이 지역의 건강과 환경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고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되는 수은은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소화계 심혈관계를 약화시키며 심하면 정신질환까지 유발한다. 한번 배출되면 사라지지 않고 대기와 해양, 토양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멀리까지 퍼지기 때문에 애초에 배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은 배출 증가의 주된 원인은 소규모 금 채굴과 석탄 연소다. 전체 수은 배출량 중 금 채굴현장에서 나온 것이 37%, 석탄연소로 인한 것이 24%였다.
지역별로는 광산산업이 활발하고 석탄 사용량이 많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지역에서 수은 배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는 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 수은배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지역의 소규모 금광에서 나오는 수은이 2005년 이래 2배로 늘었다며 "이 지역 광산업 종사자 1,000만~1,500만명이 수은 노출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킴 슈타이너 UNEP 사무국장은 "금 채굴현장에서 수은 배출을 90% 이상 막아주는 기계가 10달러 미만인데도 불구하고 정보 부족과 사회적 이유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수은 오염 완화를 위해 국제사회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수은협약 마련을 위해 1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앞두고 발표됐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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