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마술사로 불리며 성가를 드높여가던 에디슨이 자신을 후원해준 귀족의 고통스러운 연애를 보상해주기 위해 로봇 애인을 만든다. 문학에 처음 등장하는, 멋진 외모에 지성까지 겸비한 완벽한 인조여인 '아달리'. 계몽과 과학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19세기말 발표된 이 소설은, 저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이후 수많은 SF 작가 등 예술인들이 기억하는 전설이 됐다. "신도 희망도 이미 '과학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게 되었는데, 사랑 역시 과학이 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라는 이 소설의 질문은 풍자와 아이러니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현대 문명이 인류와 과학의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되물어야 할 가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한 작품으로 SF의 역사에 큰 이름을 남긴 작가를 국내에 사실상 처음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고혜선 옮김. 시공사ㆍ500쪽ㆍ1만3,000원.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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