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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풍습

입력
2013.01.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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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거울을 보고 직접 머리칼을 잘랐다. 10년째 해오고 있는 나만의 습관이며 풍습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미용실이나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좀 사치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 이후 스스로 머리칼을 자르기 시작했다.

혼자서 스스로 머리칼을 자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결은 간단하다. 자주 조금씩 손을 대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머리칼을 자르는 일을, 미용실에 이발을 맡길 때처럼 한 달이나 혹은 두 달에 한 번 한다면 그것은 매우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 사이 길게 자란 머리칼을 스스로 단속하면서 정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보통 이 주일에 한 번 꼴로 머리칼을 자른다. 이쯤 되면 자른다기보다는 정돈을 하는 거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삐죽 솟아났거나 좀 무성해진 부분만을 가위나 면도기를 이용해 잘라내는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뒷머리 역시 손거울 하나를 더 준비해서 큰 거울에 비추면서 대강 깎을 부분을 정하면 큰 문제가 없다. 머리칼을 스스로 자르는 일은 묘한 쾌감이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정화하고 탈속하는 상징적인 암시를 주기에도 충분하다. 내 신체에 변형을 가하는 일을 스스로 집행하는 것, 이것은 은근히 주체적 삶에 대한 의지가 지극히 육체적인 영역까지 나아갈 때의 극적인 영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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