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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자퇴한 청소년 성소수자 매미군 文교육감 향한 절규, 무슨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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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자퇴한 청소년 성소수자 매미군 文교육감 향한 절규, 무슨 사연이…

입력
2013.01.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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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활동가들의 노력과 서울시민의 발의로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수정된다면 그것은 제5조 차별받지 않을 권리 조항이 될 확률이 높다. '임신 또는 출산,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한 이 문구에 대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수차례 문제가 되는 조항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 교육감은 지난해 12월26일 당선 직후 첫 출석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정책 질의에서 "인권조례를 읽어봤는데 성 정체성 조항은 읽기 좀 그랬다"며 "개인적으로 (임신 또는 출산, 성적 지향으로 차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그런 대목은 조례에는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서도 이 조항을 들며 "그런 자유가 있다고 알려주기보다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게 교육자의 임무인데 구태여 그 대목을 넣어야 되느냐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자칫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로 비춰질 수 있는 문 교육감의 발언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동성애를 가르쳐선 안 된다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말에 제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것 같았어요."

2010년 고1 때 '나는 남자가 좋다'고 커밍아웃하고, 학교를 자퇴한 매미(별칭ㆍ19ㆍ사진)군. 그는 지난 3일 서울 홍익대 근처 한 카페에서 "문용린 교육감 말 한 마디에 모든 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위해 그는 2011년 6개월간 직접 거리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성소수자였던 매미군에게 학교는 "자기 자신을 모른 척하고 살아야 하는 곳"이었다. "학교라는 공간은 소수성이 하나의 낙인이 되어버리는 대표적인 곳이에요. 성적소수자라는 이유로 혐오범죄를 당하거나 아니면 성소수자라는 것을 숨기고 그런 분위기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죠."

성소수자, 게이, 퀴어… 이런 단어들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중3 때 매미군은 "남자가 좋다"고 친구에게 말했다가 소문이 나버렸다. 매미군은 왕따가 됐다. 체육복이 찢어져 있거나 사물함 열쇠가 부서져있고, 교과서가 없어지기 일쑤였다. 짓궂은 한 동성 친구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매미군의 엉덩이를 만지고 "야, 이 XX가 느낀다"고 큰소리로 말하는 등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괴롭힘을 참다못해 담임 교사에게 말했더니 "그걸 알린 너의 소홀함 때문 아니냐"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무리 교실붕괴니 말해도 학교에서 교사는 무언가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어요. 교사가 성소수자 학생을 혐오하게 되면 더 지능적으로 괴롭힐 수도 있죠. 오히려 교사가 왕따를 조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면 믿어지세요?" 그가 손 내밀 곳이라곤 학교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는 성소수자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매미군은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학생인권조례는 그 토대"라고 강조했다. 그 이전에 토대부터 지켜내야 하는 현재 상황을 그는 우려하고 있다. 매미군은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위한 서명을 받을 때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꼬투리 잡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상처를 받았다"며 "'내가 동성애자라는 걸 알긴 하고 저런 말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들한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여기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내가 바로 청소년 퀴어다' 이렇게 외치는 거요." 최종학력 중졸, 매미군의 마지막 말이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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