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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지역안배보다 시장성·운영능력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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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지역안배보다 시장성·운영능력을 봤다

입력
2013.01.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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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동원능력 앞서

1200만 경기도 인구에 수도권과 지하철 연결

1000만 관중시대 기대

발전기금도 결정적

KT 200억 통큰 베팅

전북 부영은 80억 제시

시장성을 앞세운 수원-KT의 승리였다.

KT가 사실상 프로야구 10구단으로 결정된 것은 부영그룹에 비해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연고지인 수원시 역시 자체 인구만 100만명을 넘고 경기도민은 1,200만명에 달한다. 수원-KT는 평일ㆍ주말 관중 동원 능력에서 170만의 전북-부영에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을 필두로 학계, 야구인, 언론 관계자 등 조직 외부인사 22명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10구단 연고지와 기업을 비공개로 심사했다. 대다수의 위원들은 전북-부영의 지역 안배 논리 보다 수원-KT가 자랑하는 시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11일 열린 KBO 이사회에서도 평가위원회의 채점표를 토대로 KT를 지지했다.

수원-KT는 30여개에 달하는 평가 항목에서 대부분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확보 ▲관중 동원 능력 ▲지역 야구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 ▲야구단 운영의 지속성 ▲야구 발전 기금 등 여러 자격 조건을 철저하게 검증 받은 결과 적합한 연고지와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KBO의 신규 회원 가입을 위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야구 발전 기금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200억원을 선뜻 내놓으며 80억원을 적은 이중근 부영 회장에 앞섰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수원-KT가 야구 산업 발전에 기여할 부문에서 전북-부영 보다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KT는 구단 운영 능력에서도 건설임대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부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KT는 재계 순위 15위의 대기업이다. 자산총액은 32조로 매출액은 20조원이 넘는다. 반면 부영은 재계 순위가 30위, 자산 규모는 12조5,000억원으로 KT 보다 외형이 작다.

전북-부영은 지난달 중순 10구단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지역 형평성을 강조했다. 김완주 도지사는 "야구의 균형적인 발전과 국민의 스포츠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북에 10구단을 창단해야 한다.'전국민 야구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에만 5개 구단이 몰리면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평가위원회와 KBO 이사회는 현실적으로 관중 동원이 용이한 수원-KT의 손을 들어줬다. 새로운 야구장으로 리모델링 하고 있는 수원에만 약 115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고 1,200만명 인구의 경기도에는 31개의 시ㆍ군이 있다.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도 8개나 있다. 여기에 수원은 서울, 인천과도 교통이 편리해 '지하철 시리즈'가 열릴 수 있어 평가위원회는 수원-KT가 꿈의 1,000만명 관중 돌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10구단 유치의 9부 능선을 넘어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구단주 총회의 최종 결정을 겸허히 기다리겠다"면서도 "시장성과 인구, 흥행요소의 3박자를 갖춘 곳이 수원이다. 지하철시리즈와 라이벌전 등으로 프로야구 1,000만 관중시대를 여는 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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