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한국야구와 전북 야구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사실상 10구단 유치에 실패한 전북-부영은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평가위원회의 뜻을 따르고 KBO 이사회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골자로 유치전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한 달여간 수원-K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전북-부영은 새로운 야구장 건설, 지역 야구 인프라 구축 등을 약속했지만 시장성을 앞세운 수원-KT에 밀렸다.
모든 면에서 힘에 부친 것이 사실이었다. 전북 측 한 야구 관계자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인구, 야구 인프라, 흥행성과 시장성 등 모든 면에서 열세였다"며 "평가위원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또 수도권에 프로야구 구단이 들어서냐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북 측이 그 동안 주장한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전북-부영의 관중 동원 능력에 대해 유독 야박한 점수를 줬다는 비판도 있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의 경우에는 인구가 35만명에 불과하지만 구장 입장객은 연간 300만명을 넘는다. 전북은 자체 설문 조사 결과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도민이 90%를 넘었고, 연간 홈경기 시즌권을 구매하겠다는 도민도 40%에 달했다.
한 네티즌은 "수도권에 5개 구단, 영남권에 3개 구단, 충청권과 호남권에는 각각 1개 구단이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분명 지역 안배를 우선 순위로 검토했어야 한다"며 "전북에는 군산상고와 전주고 등 야구 명문이 많다. 단순한 경제 논리만 가지고 수원-KT의 손을 들어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전북 내에서는 자성을 촉구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야구협회 간부 A씨는 "부영이 소극적이었고 덜 조직적이었다. KT 등은 잠실구장 등지에서 대규모 홍보전 등을 펼치며 기선을 잡았는데 우린 그렇지 못했다"며 "게임이 끝났으니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옛 쌍방울레이더스 출신의 야구인 B씨는 "야구의 시대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전북도의 판단미스"라면서 "수원-KT가 양준혁 등을 내세워 바람몰이를 한데 반해 전북은 80년대 활동했던 야구인들로 활동을 벌여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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