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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안 본다" 호남 총리론 변화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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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안 본다" 호남 총리론 변화 기류

입력
2013.0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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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총리 인선 기준으로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호남 총리론'에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호남이라는 특정 지역에 한정해 고르지 않고 능력과 인물을 기준으로 총리를 발탁한다는 것이다. 대신 호남 배려 등 국민대통합 취지는 총리뿐 아니라 내각과 권력기관장, 청와대 참모진 등의 전체 인선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까지 박 당선인 주변에서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초대 총리에 호남 인사가 기용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박 당선인이 강조한 탕평 인사의 취지를 살리려면 '호남 총리'만큼 좋은 카드가 없다는 차원에서다. 게다가 박 당선인이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호남 총리론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이런 차원에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한광옥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총리 하마평에 자주 올랐다.

하지만 최근 이런 기류가 바뀌고 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10일 '호남 총리론' 등과 관련, "박 당선인은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그 기준으로 인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결과를 통해 특정 지역과 관련된 분이 자연스레 나타날 수 있겠지만 인력풀을 특정 지역으로 한정하는 것은 대통합과 탕평인사 원칙에 맞는 게 아니다"면서 "당선인의 기본 인사 원칙은 능력 있는 사람들을 지역과 계층에 관계없이 찾아서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 인선 기준의 무게 중심이 '호남 총리론'에서 '능력론' '인물론'쪽으로 이동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호남 총리가 과연 실질적 국민대통합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고민이 담겨 있다. 지역을 한정할 경우 인재 풀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총리 한 사람을 호남 출신으로 기용한다고 대통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호남 출신인 김황식 총리가 잘하고 계신 것과, 현정부가 호남을 배려하고 있다고 호남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별개의 사안 아니냐"고 말했다. 호남 총리를 발탁하는 것보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 등을 통해 호남을 배려하는 게 대통합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뜻이다.

최근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조순형 전 의원, 이완구 전 충남지사 등 비(非)호남 총리 후보군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박 당선인 측은 대신 전반적인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는 호남 배려와 지역 균형 등을 통해 국민통합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는 여전하기 때문에 지역과 관계 없이 유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특히 경제 부처 장관 등에 호남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에서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펴는 자리에 호남 인사를 발탁하는 것이 대통합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감사원장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5대 권력기관장 중 일부에 호남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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