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강추위 속에 가스 공급을 끊다니, 이게 바로 노인 학대 아닌가요?"
인천시 서구의 한 실버타운에 입주한 노인들이 여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실버타운의 경영 악화로 난방용 가스 공급마저 끊겼기 때문이다.
10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한 사회복지법인이 융자를 받아 1998년 설립한 서구 경서동 인천실버타운은 경영 악화로 현재 150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떠안고 있다. 지난해 5월 다른 사회복지법인에 인수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함께 운영했던 병원은 문을 닫았고,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식사의 질도 떨어졌다. 임금 체불로 직원 대부분이 떠났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가스 공급마저 중단됐다.
현재 실버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 60여명은 방 안에서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전기장판과 전기난로에 의지해 겨울을 나고 있다. 씻는 것도 커피포트로 데운 물로 세수만 하는 정도다. 노인들은 입주 시 냈던 보증금 1억원을 돌려 받지 못할까 봐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 실제로 퇴소 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노인이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타운은 사설 기관이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서구는 해당 실버타운에 임금 체불, 보증금 미지급 등 개선 명령을 내렸지만 이행하지 않자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는데 그쳤다. 서구는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이 노인 학대에 해당한다며 대표를 추가로 고발할 방침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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