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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 첫 이식? 2000년에도 성공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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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 첫 이식? 2000년에도 성공한 적 있다"

입력
2013.01.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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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이 10일 "인공심장(체내형 심실보조장치) 이식수술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10여 년 전 이식 성공 전례가 있다"는 반박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이영탁, 전은석 교수팀은 말기 심장병 환자 배모(75)씨에게 미국 회사 소라텍이 만든 하트메이트Ⅱ를 지난해 8월 이식했다. 병원과 의료진은 심장 이식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장기생존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최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슷한 수술은 2000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미 있었다. 이 대학 심장혈관외과 장병철 교수팀이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인공보조심장(하트메이트Ⅰ)을 이식,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사용한 하트메이트Ⅱ의 직전 단계 모델이다.

하트메이트Ⅱ는 양수기가 논에 물을 대듯 피를 끌어다가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보내주는데(비박동형) 비해 Ⅰ은 실제 심장이 뛰듯 기기 속 펌프가 피를 뿜어주는(박동형) 원리가 다를 뿐이다. 작동 방식도 Ⅱ는 전기, Ⅰ은 공기 압력으로 피를 움직인다.

하트메이트Ⅱ가 3세대 인공보조심장이라면 Ⅰ은 2세대다. 둘 다 몸 속에 삽입하지만, 그 전 1세대 기기들은 몸 밖에 장착했다. 3세대까지 발전하면서 인공보조심장은 더 정교해지고 작아졌다. 장병철 교수는 "기기의 작동 방식이나 크기가 다르다고 해서 최초라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되며 기본적인 윤리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2000년 하트메이트Ⅰ 이식 환자가 1년 반 뒤 이를 제거하고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것과 달리 배씨는 평생 심장기능을 대체했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도 학계는 2세대 인공보조심장으로 생존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1년 국산 인공보조심장을 이식한 고려대안암병원 선경 흉부외과 교수는 "가장 우수한 3세대 제품이 국내에서 처음 이식에 성공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인데, 최초 논란에 묻혀 그 의미마저 퇴색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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