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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승진 제도 이대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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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승진 제도 이대론 안 된다

입력
2013.0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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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조간신문을 펼쳤다. 충남의 한 교육청에서 어떤 장학사가 전문직(장학사)시험을 응시하려는 교사로부터 3문항에 3,000만원을 받고 사전에 시험 문제를 유출하여 구속되었다는 기사이다.

언제나 잊을만하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각종 부조리와 부끄러운 일들은 어제 오늘만의 일들이 아니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부끄러운 일들이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만 하는 교육계에서 매번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그 이면에는 현행 우리나라 초ㆍ중등 교원의 승진 체계 문제가 있다. 교원 승진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 초ㆍ중등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교사가 근무평정을 비롯한 도서벽지 등 각종 가산점을 취득하여 교감으로 승진한 후 교장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가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여 장학사로 일정기간 임용된 후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는 교사-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교육구조에서 교사가 승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모두 교사의 본연 임무인 학생들을 충실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사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왜냐하면 교사가 전문직 시험을 치르지 않고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200점 만점 가운데 100점에 해당하는 근무평정 점수를 학교장으로부터 만점에 가깝게 얻어야하며, 나머지 가산점을 얻기 위해서는 각종 연구대회를 비롯하여 벽지점수 등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점수를 받아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직(장학사)시험은 교과별로 다르겠지만, 1~2명을 선발하는 경우에는 학생은 뒷전인 채 최소 5년 이상을 주야로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야만 한다.

교사란 도대체 무엇인가. 맹자는 군자유삼락 가운데 하나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 이를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초ㆍ중등학교에서는 언젠가부터 혼과 열정을 다해 가르치는 무명용사와 같은 교사대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교장이 되는 사람이 존경받고 있다. 선생님은 학생들과 뒹굴고 함께 어울리며 한 공간속에서 슬픔과 기쁨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진정한 선생님은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교감이나 교장은 엄밀히 말해 수업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관리 감독만하는 행정가일 뿐 선생님은 아니다. 교장이 선생님이란 호칭을 회복하려면 단 몇 시간만이라도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아픔을 이해하고 나누어야만 한다. 따라서 현행처럼 한번 교장으로 임명되면 수업도 전혀 하지 않은 채, 정년까지 교장이 보장되는 철밥통의 출세 수단이 아니라 수업을 담당해야하고, 일정 기간 근무한 교사는 누구나 교장이 될 수 있도록 대학처럼 보직제가 되어야만 한다.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교직계의 각종 부조리를 척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행의 중임 8년 교장직을 4년의 보직제로 바꾸어야 한다. 교장이 학교에서 군림하는 대신 봉사하는 교장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교장대신 수석교사를 우대하고 존경받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사회풍토가 마련된다면 교사들이 굳이 지금처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힘들게 교장이 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교육 개혁은 교장의 역할 변화에 있다.

남정권 교육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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