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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의한 치료는 차선… 병들기 전 치유가 '上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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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의한 치료는 차선… 병들기 전 치유가 '上醫'

입력
2013.01.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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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구 중 고령자(65세 이상 기준)는 총인구 대비 11.8%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50년에는 고령자 비율이 37.4%에 이를 것으로 본다. 고령자의 기대여명, 즉 얼마나 더 살 것인지가 남성은 17.2년, 여성은 21.6년으로 예측되고 있다. 65세로 고령이란 말을 듣고도 약 20년을 더 살게 된다는 의미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예방의학이며 양생의학이다. 동의보감 책 전체에 도교적 사고가 스며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건강 면에서는 도교의 양생법을 스트레칭법 또는 지켜야 할 생활수칙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수칙이 세 가지가 있다. 음식유절(飮食有節), 기거유상(起居有常), 불망작노(不妄作勞)다. 음식을 먹을 때 과식하거나 절식하지 말고 중용을 지키며, 자고 일어나고 생활함에 있어서 규칙적으로 하며, 육체와 정신 모두 과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성생활을 과도하게 하는 것도 노년의 건강에 해롭다. 근래 노인을 상대로 정력제라는 이름으로 무허가 약품을 불법 제조하여 팔다 적발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노년의 성생활도 삶의 질 문제에서 중요하지만 건강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축정, 즉 인체의 정미(精微)로운 성분인 정(精)을 헛되이 사용하지 말 것을 양생의 기본으로 삼았다. 심지어 타액까지도 아끼라고 하며 침을 자주 뱉으면 단명한다고까지 경고한다. 그러니 성생활은 최소화하는 것이 올바른 양생법이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하나는 천명(天命), 즉 부모로부터 불려 받은 체질적 요인이며, 둘째는 섭생(攝生)이라 했다. 천명은 조절할 수 없어도 섭생은 노력 여하에 따라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자연은 밀물과 썰물같이 길고 깊은 호흡을 하루 한 번 하는데, 인간은 하루 일만삼천오백 번의 호흡을 하니 수명이 짧다했다. 급하게 재촉하지 말고 느긋하게 한 호흡을 쉬는 지혜를 강조한 것이다.

장수하기 위해서는 정(精), 기(氣), 신(神)을 아끼라고도 했다. 신체 구성성분과 기능을 혹사하여 고갈시키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훌륭한 군주가 재난이 나기 전에 막는 것처럼 병이 나기 전 건강을 지키는 것을 제일로 여겼다. 한의사에게도 치미병(治未病)이 상의(上醫)라고 하여 병이 나기 전에 치유하는 소양을 기를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건강을 도모하는 여러 방법에 대하여 소개한 후 마지막으로 약물들을 설명했다. 치료는 차선책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헌데 재미있는 것은 그 처방들의 명명(命名)에 자신감이 충만하다는 것이다. 한 이름은 연년익수불로단(延年益壽不老丹)이니 생명을 연장하고 수명을 더하며 늙지 않는 처방이라는 의미다. 이런 자신감에는 양생(養生)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인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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