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시작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거부해 해직됐던 13명의 교사 중 유일하게 학교에 복직하지 못했던 서울 사립 세화여중 김영승(사진ㆍ44) 교사(수학)가 4월 3일 복직한다. 두 번의 파면, 두 번의 복직 판결을 거쳐 4년 만이다.
세화여중 학교재단인 일주학원은 3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교사에게 정직 3개월을 결정했다. 김 교사는 2008년 일제고사 실시 당시, 제자들이 꼭 시험을 봐야 하는지를 묻자 "학생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답했고, 시험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2009년 2월 파면됐다. 대법원에서 파면 무효 판결이 났으나, 학교는 2008년 진보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을 도운 혐의까지 합쳐 다시 파면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파면은 과하다"며 또 무효 판결을 내렸다. 판결 이후 3개월 이내 재징계를 결정해야 하는데, 재단측은 정직 3개월을 결정했다.
김 교사는 "징계가 과하지만, 그래도 결국 교단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며 "4월이면 학기 중인데 학교측에서 준비를 해준다면 바로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직도 중징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김 교사 입장에선 절반의 성공이다. 김 교사에 대한 사학재단의 과도한 징계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자, 시교육청과 학교 간에 경징계 논의가 오갔으나 대선 이후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자 중징계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복직된 공립학교 교사들은 '경고'나 책임을 묻지 않는 '불문'결정이 내려졌다. 김 교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시 소송도 진행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청심사위는 일제고사 관련 해직 교사들을 구제해 준 적이 없다.
초6ㆍ중3ㆍ고2 학생 전원이 치르는 일제고사는 학교 및 교육청 평가에 반영되면서 O교시 수업, 국영수 위주 문제풀이 등 교육과정 파행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초교 일제고사는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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