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의 전ㆍ현직 임원 및 직원 11명이 베트남 호치민시 푸미홍 신시가지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투자와 관련해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형택)는 롯데건설 전ㆍ현직 임원 및 직원들이 베트남 현지 시행사에 출자한 P사에 406억원을 대여금으로 제공했다가 일부 자금의 회수가 어렵게 돼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롯데건설 측으로부터 관련 회계자료를 임의 제출받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1년여 수사를 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P사에 자금을 대는 과정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 손실평가에 따른 담보물 제공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관계당국에 해외투자 신고를 일부 누락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또 관련자 11명 가운데 일부는 대여금 조성 및 해외 송금 과정에서 횡령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제출한 회계자료와 경찰 수사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P사와 롯데건설 사이의 계약서 기재 내용과 실제 거래내역의 차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배임 등 혐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롯데건설 측은 경찰 조사에서 "시공권 확보를 목적으로 간접적인 투자를 한 것이었다"며 "원금 회수가 지연된 것뿐이지 회사에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대여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미홍 신시가지 개발사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토지를 공급받아 주상복합아파트 2,064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시공사 연대보증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켜 공사비 3,257억원 중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롯데건설의 지급보증 거부와 시공 파트너인 LIG건설의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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