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07년 이미 미국보다 더 건강한 국가가 됐고, 2019년엔 경제 총량에서, 2049년에는 국제지위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주장이 중국에서 나왔다.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실현되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중국과학원은 8일 '국가건강보고'(國家健康報告) 1호에서 이렇게 예측했다. 7명으로 구성된 국가건강연구팀이 10여년의 연구 끝에 공표했다는 보고서는 '국가건강지수(NHI)'란 개념을 도입해 각 국가의 체질 식성 생존방식 생명주기단계 등을 기준으로 100개 표본국가의 순위를 정했다. 국가를 하나의 복잡한 생명체로 본 이 가설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건강지수는 11위로 한국(26위)은 물론 미국(27위)과 일본(35위)을 크게 앞질렀다. 보고서는 또 미국이 소비형 국가라면 중국은 생산·노동형 국가이고, 미국이 갱년기 국가라면 중국은 청춘기 국가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신흥대국이 수성(守城)대국을 추월하는 과정에선 먼저 국가건강 측면에서 앞지른 뒤 경제총량과 국제지위에서 추월하는 3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중국은 이미 2007년 국가건강지수에서 미국을 앞질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중국이 신중국 성립 70주년인 2019년 경제 총량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2049년에는 국제지위를 포함한 모든 방면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100개국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눴는데, 중국은 국가의 체중 밀도 진화속도 등을 볼 때 '건강도달형'국가로, 미래의 부(富)를 미리 쓰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은 건강하지 못한 '건강가불형'으로 분류됐다. 건강도달형보다 더 좋은 '건강잉여형' 국가로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건강가불형보다 못한 '건강취약형'국가로는 수단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등이 꼽혔다.
양둬구이(楊多貴) 연구팀장은 "중국은 미국을 초월하더라도 미국처럼 '세계의 경찰'로 패권을 추구하는 대신 '세계의 의사'로 발전의 경험을 다른 나라에도 수출하며 인류 문명 발전사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9년 설립된 중국과학원은 국무원 직속의 이공계 기초과학 연구소로, 중국사회과학원 중국공정원과 함께 중국의 3대 연구소로 불린다. 일각에선 이번 보고서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강조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맞춘 작위적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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