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14년 말 완전 철수하는 '제로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가 처음으로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임무가 종료되는 2014년 말 미군이 전면 철군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선택 사항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에 미군이 얼마나 남을지는 정해진 게 없다"며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의 은신처를 없애고 아프간 정부가 스스로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은 로즈의 발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11일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부는 NATO의 작전이 끝난 후에도 상당 규모의 미군이 남아 치안 유지에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동시에 카르자이는 미군이 초래하는 아프간 민간인 희생에는 비판적 자세를 취해왔다. 미국 정부는 잔류 미군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형사소추 면제 등 법적 보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글러스 루트 백악관 군사고문은 "이라크 사례처럼 주둔국 정부의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미군이 활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 간 면책특권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군은 2011년 이라크에서 전면 철군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한때 1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6만6,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은 2014년 이후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적정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3,000~1만5,000명을 고려한다고 했으며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9,000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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