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벤슨의 에 따르면 뉴욕 플랫부시(Flatbush) 지역 내셔널뱅크의 혁신적인 은행가 존 비긴스는 신용카드를 최초로 보편화시킨 인물이다. 1947년 그는 지역공동체 내에서만 통용되는 'Charg-It'이라는 카드를 고안했다. 이 카드는 은행 주변의 두 블록 정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비긴스의 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비긴스의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거뒀으며 2년 뒤 다이너스클럽이 차별화된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 국내에서 신용카드는 총 1억2,000여만장이 발급됐고 2011년 신용카드 전체 매출 규모가 393조8,708억원에 이른다. 이미 카드대란을 겪은 바 있지만 여전히 마구잡이로 남발되면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늘어났다. 카드 빚을 갚지 못해 '돌려 막기' 등의 수단을 동원하지만 결국은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유용한 만큼 위험성도 크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는 일본의 거품 경제와 신용카드의 허상을 다룬 작품으로 참고할 만하다.
■ 우리나라 신용카드 이자율은 11~23%에 이르고 현금서비스는 고율의 수수료가 별도로 가산된다. 연체를 할 경우 연체 이자율은 무려 30%에 이른다. 현영진 서울대 교수는 라는 논문에서 "시장 지배력이 커진 은행들이 소비자보다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신용카드 이자율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의 신용카드 대출 의존도가 올라가면서 은행이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신용카드 이자율은 지나치게 높다.
■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수수료를 둘러싸고 카드사와 대형유통업체가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때문이다. 결론은 카드사가 더 이상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이자 할부 역시 마케팅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게 법의 취지지만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다.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는 카드사와 대형유통업체의 행태가 무척 얄밉다. 하지만 할부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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