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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늪서 건질까

입력
2013.01.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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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떨어질 것도 없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MBC 예능국의 한 PD가 내뱉은 말은 현재 MBC 예능 프로그램의 위기를 설명해준다. MBC 예능국이 처한 상황은 시청률 순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6일까지 일주일간 집계한 시청률 상위 30위 프로그램 중 MBC 예능은 '무한도전'(15.5%) 하나뿐이다.

30위 안에 4편('정글의 법칙''일요일이 좋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올린 SBS와 3편을 올린 KBS('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1대100')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MBC는 지난해 장기간 이어진 노조 파업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이 중단됐고 미봉책으로 편성된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새로운 시도를 기피하는 고위층의 안이한 대처는 위기를 심화시켰다. MBC 예능국의 또 다른 PD는 "형식을 바꾸거나 폐지할 때가 지났는데도 지나치게 오래 끌고 가는 프로그램이 많다"며 "시청자들의 관심사나 취향은 바뀌는데 그에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새해를 맞아 MBC 예능국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8년간 장수했던 월요 심야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를 폐지하고 '토크클럽 배우들'을 신설해 14일 첫 선을 보인다.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밤'은 이에 앞서 '나는 가수다 2' 후속으로 '아빠! 어디가?' 첫 방송을 6일 내보냈다. 두 프로그램의 특징은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는 한편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이경규 박명수 등 예능 스타들을 과감히 배제했다는 점이다.

'토크클럽 배우들'은 메인 MC 없이 황신혜 심혜진 예지원 등 9명의 배우들이 게스트 출연자와 영화 촬영 관련 일화, 영화계 뒷이야기 등을 나누는 영화 관련 토크쇼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현석 예능프로그램개발팀장은 "스타급 MC에 의존하면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이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에 특별히 사회자를 두지 않고 배우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를 기획했다"고 했다.

'아빠! 어디가?'는 아빠와 어린 아이가 함께 낯선 시골 마을에서 보내는 48시간을 그린다. 아나운서 출신 김성주와 배우 성동일, 이종혁 등이 출연한다. '1박2일'에 '붕어빵'을 더한 듯한 형식인데 첫 방송 시청률은 7%에 그쳤지만 자연스러운 연출에 참신한 시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유곤 PD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주려 애썼다"고 했다.

MBC는 새해 초부터 40대 초중반의 PD를 예능국 부장급으로 대거 끌어올리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민도 많다. 김유곤 PD는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려는 것은 모든 예능 PD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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