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제 가슴은 절벽이에요. 실리콘으로 된 가짜 가슴을 브래지어 속에 넣거나, 볼륨감 있는 큰 컵의 브래지어로 작은 가슴을 가리고 다니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지하철 손잡이를 잡거나, 운동을 할 때 브래지어가 붕 뜨면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닙니다."
아시아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가슴 크기가 작다. 그러나 미의 기준은 서구화돼 가슴 사이즈가 작으면 콤플렉스를 느끼기 쉽다. 이런 현상은 1997년 플레이보이 누드모델인 이승희씨가 내한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체구는 아담하지만 풍만하고 볼륨감 넘치는 이씨의 가슴을 다들 부러워하며 가슴 작은 여성의 성형 문의가 폭주했다.
가슴 확대술은 가슴조직과 근육(대흉근) 사이에 실리콘 보형물을 넣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모양이 좋지 않고 합병증이 많아져 최근에는 가슴근육 밑으로 보형물을 넣는 방식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다 1992년 미국 다우코닝의 보형물에서 실리콘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문제가 발생하자 1990년대 후반부터는 딱딱하고 질긴 식염수백이 사용됐다. 식염수는 보형물백이 터져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롱런했지만 질감이 좋지 않은 데다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게 단점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실리콘젤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고 반고형으로 실리콘의 유출을 최소화한 코헤시브젤 보형물이 나왔고 2007년 국내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식염수백이든 실리콘 내용물의 코헤시브젤백이든 가슴조직에 삽입되면 백을 둘러싼 주위조직이 백을 감싸면서 얇은 막을 형성하고 딱딱해진다. 이를 막기 위해 보형물 표면을 까칠까칠하게 만드는 추세다. 또 보형물 모양도 자연스러운 가슴 곡선에 가깝게 진화하며 여성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과 불만족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수술 후 출혈이나 염증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또 가슴에 삽입한 주머니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경우, 양쪽 가슴의 크기가 달라 짝짝이가 되는 경우, 주머니를 너무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넣어 가슴 윗부분이 튀어나오거나 가슴 아랫부분이 겹쳐 보이는 경우, 주머니의 내용물이 터지는 경우, 막이 주머니를 과도하게 조여 통증이 나타나고 야구공처럼 주머니 주위가 단단해지는 경우 등이 가장 많은 불만 사례다. 이때는 적절한 처치 후 상황에 맞게 재수술을 해야 한다.
기존의 인공보형물을 제거하고 환자의 복부와 허벅지에서 순수 지방세포와 줄기세포의 일부를 채취해 이를 자신의 가슴에 이식하면 이물감과 가슴이 단단해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이 같은 자가지방 이식 가슴성형을 선택하면 재수술의 고통이나 불편을 피할 수 있다.
유방암으로 절제한 가슴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재건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원하는 모양을 연출할 수 있어 일명 '복숭아 가슴' 만들기가 가능하다. 본인에게 어울리는 가장 예쁜 모양의 가슴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절제한 가슴의 크기, 환자의 지방보유 상태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강태조 유진성형외과 원장(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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