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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일행 北 외무성 관리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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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일행 北 외무성 관리 면담

입력
2013.01.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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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 중인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8일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슈미트 회장의 방북에 동행한 리처드슨의 전 수석 고문인 토니 남궁은 이날 평양 외무성 청사에서 관리들과 만난 후 “훌륭하고 생산적이면서 솔직한 만남이었다”고 AP통신에 소감을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 문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슈미트 회장 일행은 또 이날 북한 명문 김일성종합대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이들은 교내 전자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미국 코넬대 웹사이트에 게재된 자료를 검색하는 모습 등을 살펴봤다. 구글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의 재러드 코헨 소장은 한 학생에게 온라인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을 묻고, 학생이 구글 웹사이트로 이동하자 웃으며 “그 곳이 내가 일하는 곳이야”라고 대화를 나눴다. 북한에서는 일부 주민만 자국 내 사이트로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다. 전세계 웹사이트로 연결 되는 월드와이드웹(WWW)을 통한 정보검색은 극소수에게만 허용된다.

일행이 평양과기대를 방문할 가능성도 크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이 7일 평양으로 향할 때 탑승한 중국국제항공 항공기에는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도 동승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총장은 옌볜과기대와 평양과기대 설립을 주도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방북에 앞서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대학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과기대는 한국의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이 공동 설립한 북한 유일의 사립대학으로 2010년 가을 개교했다. 해외 인터넷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하고 미국 CNN방송 시청도 가능하다. 일각에선 이번 방북을 계기로 슈미트 회장이 평양과기대 지원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리처드슨과 슈미트가 북한에 도착했다”며 “레닌은 이런 사람들을 ‘쓸모 있는 바보들’이라 불렀다”고 적었다. 러시아 혁명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공산주의의 비민주성을 알면서도 동조하는 서방의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 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는데 매케인은 북한이 두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분별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지만 “북한을 방문한 미국 시민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추후 슈미트 회장과의 접촉 가능성도 내비쳤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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