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흥인지문(동대문역)부터 동대문구 청량리까지 이어지는 왕산로 3.4㎞ 구간은 대낮에도 정체가 심한 구간으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서울시가 2011년 12월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신설한 뒤 이런 정체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택시기사 조재웅(69)씨는"동대문 주변 교통이 원래 혼잡하기는 했지만 버스 전용차로 개설 이후에는 정체가 더 극심해졌다"며 "이 때문에 택시 기사들 사이에는 기피 구간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통일로∼의주로 구간도 왕산로와 마찬가지로 2011년 12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된 뒤 교통 정체 현상이 심각해졌다. 뿐만 아니라 무악재 고개부터 홍은사거리까지 약 2㎞에 가까운 구간은 버스전용차로 시행 이후 U턴이 금지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 유턴하는 사례가 늘어 사고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8일 2016년까지 5개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19.2㎞ 추가 설치하고 2017년부터는 부도심을 동-서로 이어주는 간선도로에도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김포공항과 양화교를 잇는 공항로 1.8㎞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아현고가를 철거해 현재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에서 끝나는 버스전용차로를 충정로 구간까지 2.2㎞ 연장 한다. 또 2015년에는 아차산역∼천호역 3.3㎞ 구간에, 2016년에는 헌릉로 9.7㎞와 동작대교 연장구간(사당역∼남태령역) 2.2㎞에 각각 버스 전용차로가 설치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내 중앙버스전용차로는 115.3㎞에서 134.5㎞로 늘어난다. 아울러 2017년부터는 주민들의 설치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관악로와 남부 순환로 등 부도심을 동-서로 잇는 간선도로에도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버스전용차로 확대정책에 대해 교통 정체 유발요인 완화와 함께 안전 문제 해결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이상민 대중교통ㆍ교통복지연구실 선임연구원은"2004년 도입된 서울시의 버스전용차로제는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교통 정체 및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의 위치 변경과 탄력적인 차로 운영, 버스 노선의 재배치 등 다양한 개선책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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