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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취임식 무기 연기… 두 쪽 난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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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취임식 무기 연기… 두 쪽 난 베네수엘라

입력
2013.0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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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취임식이 무기 연기되면서 정국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야권과 정부 모두 애초 취임식을 열기로 한 10일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 물리적 충돌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의 훌리오 보르헤스 의원은 6일 "헌법이 정한 날짜(10일)에 취임식이 열리지 않을 경우 가두시위를 하고 국제기구들과 함께 단체소송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이 정부의 취임식 연기에 맞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보르헤스 의원은 "국민은 헌법이 준수되지 않을 경우 강력히 저항해야 한다"며 "정부가 내부 문제로 헌법을 왜곡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해외 단체 및 다른 국가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도 지지세력 결집에 나섰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은 7일 "우리의 대통령 차베스를 지지하는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이여, 그 날(10일) 미라플로레스 궁 앞으로 오라"며 대규모 집회를 촉구했다.

야권과 정부는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식에 불참할 경우에 대비해 각기 다른 헌법 조항을 들어 맞서고 있다. 야권은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 또는 건강 악화로 임기 첫해 1월 10일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30일간 대통령 업무를 대행한 후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조항을 내세운다. 반면 정부는 10일 취임식을 못하더라도 차후 대법관들 앞에서 선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취임식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차베스 대통령의 최측근인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과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 검찰총장은 "취임식은 형식적인 것인 만큼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혀 야권의 반발을 불렀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헌법 조항에는 구체적인 취임식 날짜가 명시돼 있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침묵하던 가톨릭 교계도 취임식 연기를 비난하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가톨릭 주교회의는 7일 성명을 통해 "취임식 연기는 정치를 위한 헌법 질서 교란"이라며 "이는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차베스 후임으로 권력서열 2, 3위인 마두로 부통령과 카베요 국회의장이 물밑 경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베스가 자신의 후계자로 마두로를 지목하기는 했지만 헌법상 대통령 대행 권한은 카베요에게 있다. FP는 "마두로가 쿠바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반면 카베요는 마약 거래로 재산을 축적한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차베스가 취임식 자리에 나타날 경우 마두로가, 참석하지 못할 경우 카베요가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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