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국 무대에 상륙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누적 관객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제작사 설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 시작한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의 관객이 오는 26일로 10만 1,000명(예매 기준)에 도달, 누계 100만명을 넘어선다. 국내 공연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으로 남을 기록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지금까지 네 차례 국내에서 공연됐다. 2001년 라이선스 초연은 7개월 간 24만 6,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뮤지컬 대중화, 산업화의 효시가 됐다. 이후 2005년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19만 5,000명, 2009~2010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서울에서 33만 7,000명, 대구에서 12만 1,000명이 봤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3월 24일까지 하는 이번 내한공연은 개막 전에 이미 두 달치 표가 거의 매진되는 진풍경과 함께 출발했다. 매회 1,700석 가운데 12월과 1월 공연에서 안 팔린 자리는 20석밖에 안 된다. 2월 공연 티켓도 90% 이상 팔렸다. 좋은 자리는 티켓 박스가 열리자마자 1분 안에 썰물같이 빠져나갔다. 3월 공연 티켓은 10일 오후 2시부터 예매 사이트에서 살 수 있다.
유령의 인기는 국내 뮤지컬 사상 최고 흥행작인 지난해 '위키드' 내한공연을 능가할 기세다. '위키드'는 4개월 남짓 공연에 유료 객석 점유율 95%로 관객 23만 5,000명을 모았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공연 기간은 '위키드'보다 짧지만 유료 객석 점유율은 더 높아서 12월과 1월 공연은 98% 이상 100%에 육박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위키드'를 뛰어 넘어 최단 기간 최다 관객 기록을 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흥행 돌풍에 제작사인 설앤컴퍼니조차 놀라고 있다. 워낙 사랑 받는 명작이라 잘 팔릴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는 것. 그 비결로는 주연 배우 브래드 리틀의 인기와 오리지널팀 공연에 거는 신뢰가 꼽힌다. 브래드 리틀은 유령 역을 2,000회 이상 해 본 베테랑으로, 2005년 첫 내한공연 이후 한국에 팬클럽이 생겼다. 세계에서 가장 열렬한 한국 팬들 사이에서 그는 '빵 아저씨'(브래드라는 이름을'Breadㆍ빵'으로 옮김)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화려한 무대는 관객을 사로잡는 매력이다. 20만개의 구슬을 매단 무게 1톤의 대형 샹들리에가 천정에서 무대로 곤두박질치고, 281개의 촛불이 바닥에서 솟아 오르며 안개 자욱한 호수 아래 지하 궁전으로 가는 장면은 압권이다. 의상만 230벌이 쓰이는 이 작품에서 극중 가장무도회는 화려함의 극치다.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26일은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배우들은 특별한 커튼콜을 준비하고, 제작사는 관객 모두에게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오미환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