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를 돕는 법조인이 되겠습니다.”최근 사법시험과 법원행정고시를 동시해 합격한 두 명의 예비 법조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최영훈(30), 최미나(27)씨다.
최영훈씨는 2008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법학 공부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2년간 카투사로 군 복무 하면서 진로를 고민한 뒤 낯선 법학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좀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시험 준비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책상 앞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것부터 익숙치 않아 엉덩이가 들썩였다. 처음 응시한 사시 1차에서 탈락했고, 이듬해 1차엔 붙었지만 2011년 2차 재시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조바심이 많이 난 게 사실이죠.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노숙자 급식봉사인 ‘밥퍼’ 활동을 하면서 만난 이들이 알게 모르게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에게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며 자신을 다잡았죠.”
올해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는 최미나씨는 “아직은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몸을 낮췄다. 그가 법조인의 꿈을 꾸게 된 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읽었던 신문기사 하나 때문이다. “아버지가 읽던 기사였는데, 검사의 하루에 관한 내용으로 기억해요. ‘뭐 하는 사람이냐’고 아버지께 물었더니 바이오맨 같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신 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때부터 한번도 꿈이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 전공도 법학으로 정했고, 긴 고시생 생활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최씨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큰 힘이 됐다”며 “공부할 때 마음가짐 그대로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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