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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프로 첫 승…겁없는 독수리로 비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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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프로 첫 승…겁없는 독수리로 비상하겠다

입력
2013.01.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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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는 우선 첫 승을 올리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그라운드인 대전구장에서 마주한 새내기 투수 조지훈(19) 선수. 그의 올해 희망은 소박했지만 당찼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마운드를 지키던 박찬호와 류현진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게 최대 목표다. 한화는 현재 제5선발이 비어있는 상태. 그는 "올 시즌 선발 라인업에 당당하게 입성, 둥지 속 새끼 독수리가 아닌 당당한 독수리로 성장하겠다"고 새해포부를 밝혔다.

조지훈은 지난해 고교 3학년 시절 14경기에서 75와 ⅔이닝을 던지며 6승1패, 평균자책점 2.37, 탈삼진 100개로 위력을 떨쳤다. 그의 진가는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새삼 주목받았다. 6게임 전부 출전해 45이닝을 던지며 모교인 장충고에 우승기를 안겼다.

이 대회에서 '황금팔'의 위력을 보여주면서 그는 국내 프로구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각 구단들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은 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서울 출신인 그가 야구를 시작한 것은 언북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아버지와 그의 친구로부터 '야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야구인생을 열었다. 조지훈은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보며 '제 2의 박찬호'를 꿈꿔온 이른바 '박찬호 키즈'다. 그는 한화 입단이 확정된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자신의 우상이었던 박찬호와 한 솥 밥을 먹었다. 그는 곁에서 박찬호의 일 거수 일 투족을 지켜보면서 꿈을 키웠다.

조지훈은"우상이었던 박찬호 선배를 처음 만났을 때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나의 우상이 연습할 때마다 그의 장점을 본받기 위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지훈에게 또 한 명의 우상은 올해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 자신처럼 고졸선수로 데뷰 첫해 무려 16승을 올린 선배를 상상하면서 선발진 합류를 소망하고 있다.

조지훈은 "연고가 서울이라 LG경기를 많이 봤다. 잠실구장도 자주 찾아가면서 자연스럽게 LG팬이 됐다"며 "하지만 이제 난 한화맨이다. 한화에 오게 된 게 내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박찬호, 류현진 선배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지켰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분들이 떠나며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입단 이후 연습과 생활방식이 180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선수시절에는 코치와 감독의 지시와 통제를 따르기만 하면 됐지만 프로에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한화에 합류한 이후 그는 구단에서는 기본적인 지시만 내리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프로선수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고교시절까지 이어진 수동적인 연습 습관을 완전히 버리고 코치들의 조언과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단점을 하나씩 고쳐 나갔다.

함께 입단한 한화의 신인은 자신을 포함해 모두 9명. 이 가운데 투수가 4명으로 동기들은 물론 프로경기에서 수많은 경험을 겪으면서 잔뼈가 굵은 선배들과의 경쟁해야 한다.

조지훈은 "볼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제구력을 기르는데 신경 쓰고 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잘 살리고 싶다"며 "지금 5선발 자리가 비어있다. 선발 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발이 아니라도 중간에서 꼭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첫 승을 하는 게 먼저다. 지금은 기록적인 목표를 잡을 수 없다"면서도 선발진 합류의 꿈을 내비쳤다.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이 장기인 그는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 체격조건은 185cm, 93kg으로 아직도 신체성장이 멈추지 않아 지금도 체격이 자라고 있을 정도로 타고났다.

구단은 어린 나이임에도 제구력과 게임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몸의 유연성이 좋아 이를 바탕으로 연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 하고 있다. 조지훈이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개발하고 경기 운영 능력을 좀더 키운다면 즉시 선발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구단은 지금은 그가 둥지 속 새끼 독수리지만 강인한 날개를 만들어 '진정한 독수리'로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상군,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류현진 등을 배출한 한화의 투수계보를 이어갈 기대주로 꼽고 있다.

특히 김응룡 감독의 관심은 남달랐다. 신인선수의 성장잠재력을 정확하게 끄집어 내는 김감독은 부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조지훈과 또 다른 신인투수를 불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와 동료를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판단한 김 감독은 고기집에서 무려 60만원어치를 사주며 프로선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말해주고 애정을 전달했다.

조지훈은 "감독님께서 기대해 주시니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더 의욕이 생긴다. 감독님 기대에 꼭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의 투수 본진에 포함돼 동료 신인선수와 함께 합류했다.

"한화 입단은 내 인생의 가장 큰 기회죠"

조지훈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팬들에게도 성원에 보답하는 한화맨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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