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ㆍ세종고)가 2013년을 새 출발의 해로 삼았다.
손연재는 지난달 러시아 전지훈련에서 네 종목(리본ㆍ볼ㆍ후프ㆍ곤봉) 프로그램을 모두 바꿨다. 세계 정상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난도를 지난해에 비해 높였다. 김지희 리듬체조 대표팀 코치는 "실수 없이 연기를 하면 만점인 20점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는 8일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팀 동료와 함께 한 새해 첫 훈련에서 "지난해에는 곤봉과 리본만 프로그램을 바꿔서 부담이 덜 했는데 올해는 네 종목 모두 바꿔 부담이 더 크다"며 "런던올림픽에서 5위도 했지만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 강하고, 새 안무를 하나하나 익히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리듬체조 채점 규정은 표현력과 예술성의 비중이 높아진다. 손연재는 "자신 있던 기술 점수가 많이 줄어 아쉽지만 표현력을 살린다면 유럽 선수들과 해볼만하다"고 밝혔다. 김 코치 역시 "표현력, 예술성이 강점인 연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연재는 또 볼과 곤봉 종목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넣어 가다듬고 있다. 이날 연습에서 손연재는 공중에 던진 볼을 뒤로 받은 뒤 몸을 뒤로 넘겨 돌아가는 동작을 선보였다. 곤봉에서는 약간의 변화를 줬다. 지난해에는 곤봉을 던졌다 앞으로 떨어지는 것을 발로 밟았는데 이번에는 뒤로 돌아 발로 밟는다.
새 기술이 공식 기술로 인정을 받으려면 국제체조연맹(FIG)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손연재는 "독창성은 인정받기 힘들지만 만약 등재된다면 자신감을 더 갖고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손연재는 리듬체조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변화를 맞는다. 대학생 새내기로 캠퍼스를 누빈다. 연세대 입학 예정인 손연재는 "개강부터 학교에 가고 싶지만 훈련 및 대회 일정으로 해외에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에 돌아오면 꼭 학교에 가서 다른 학생들처럼 수업도 듣고,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손연재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비행기를 타고 다시 러시아 전지훈련지로 떠난다. 이후 다음달 28일 시작하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손연재는 "새로 프로그램을 바꿨기 때문에 욕심 안 내고 차근차근 올라가겠다"며 "올해는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체조협회는 "러시아 출신 이리나 표도로브나 샤탈리나(55) 코치를 영입해 사의를 표명한 김지희 코치 대신 리듬체조 대표팀의 지도를 맡긴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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