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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봄' 다가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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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봄' 다가오나

입력
2013.01.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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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개혁과 분배의 문제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개혁의 상징 인물인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복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진보 성향 기자들의 언론 통제 반대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2013년 '베이징(北京)의 봄'이 올 지 주목된다.

리 부총리는 5일 국무원 의료개혁 지도그룹 제12차 회의에서 "개혁은 중국의 최대 보너스(紅利ㆍ배당금)"라며 "이제 배당금이 더 많은 인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개혁개방으로 인한 경제성장의 혜택이 많은 이들에게 고루 확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부총리는 "개혁이 점진적인 방식으로 누적돼야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면서 "쉬운 일을 먼저 하고 어려운 일은 나중에 처리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치 개혁을 주장하다 실각한 후 전 총서기 동상이 저장(浙江)성에 세워진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7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전날 저장성 타이저우(台州)시 다천다오(大陳島)에서 현지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후 전 총서기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다천다오는 후야오방이 공산주의청년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시절인 1956년 황무지 개간 운동을 이끌던 곳이다. 후 전 총서기는 민주화 시위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총서기직에서 밀려난 뒤 심장병을 앓다 1989년 4월 15일 사망했다. 이러한 그의 죽음이 톈안먼(天安門)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후 전 총서기는 중국공산당 일당 체제가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법치와 민주주의 강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오랫동안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따라서 후 전 총서기의 동상이 건립됐다는 것은 그를 비롯한 개혁파 인물의 복권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신년 특집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바뀐 것과 관련, 당국의 기사 검열과 언론 통제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진보 성향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기자들은 아예 파업을 선언했다. 직원들은 6일 회사 경영진이 '신년 특집 기사는 직원들이 쓴 것'이라며 당국의 검열을 부인하는 성명을 올리자 "회사의 성명은 당국이 경영진을 압박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방주말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유력지 남방일보가 발행하는 잡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주요 언론사의 편집 직원들이 정부의 검열에 맞서 공개 파업을 하는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왕위카이(汪玉凱) 중국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6일 '중국개혁 2012 연차총회'에서 "중국 사회의 이익 구조가 상당히 왜곡돼 사회 전반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신속히 소득분배 등 각종 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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