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펑(李鵬) 전 중국 총리의 아들로 최근 산시(山西)성 대리성장에 오른 리샤오펑(李小鵬)이 대형 사고 은폐 의혹으로 위기에 몰렸다.
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산시성 창즈(長治)시의 톈지(天脊)화공그룹 수송관에 균열이 생겨 유독물질 아닐린이 유출돼 인근 강을 오염시킨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산시성 뿐 아니라 허베이(河北)성 일부 도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고 시민들이 생수 사재기에 나서며 큰 혼란이 일었다. 그러나 당국은 이 사실을 5일에야 공표했다. 염료를 만들 때 쓰는 아닐린을 섭취하면 중추신경이 영향을 받고 혼수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방 정부가 사건을 늑장 보고하고 성 정부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산시성 린펀(臨汾)시 난뤼량산(南呂梁産) 터널에서 폭파 작업 중 폭약 처리 미숙으로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시공사인 중톄수다오(中鐵隧道)집단공사와 당국은 사고 발생 6일 후에야 8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수십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산시성에서 사고 은폐 의혹이 잇따르자 리 대리성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리 대리성장은 국유 전력기업인 화넝(華能)집단 이사장을 지낸 후 2008년부터 산시성 부성장을 맡아 오다 지난달 18일 산시성 부서기에 임명된 데 이어 곧바로 대리성장으로 발탁돼 아버지의 막강한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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