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 분야의 대표적 학승인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범하스님이 7일 오후 1시27분 지병으로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입적했다. 법랍 54세, 세수 66세.
경북 경주 출신인 고인은 13세에 출가해 1961년 통도사에서 법인스님에게 사미계를 받았다. 통도사 영축총림에서 수행하다가 송남원, 대성사 주지를 거쳐 87년 박물관인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었고, 2007년 조계사 안에 한국불교중앙박물관이 개관하자 초대, 2대 관장을 지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는 매년 봄 가을로 불화특별전을 열고 박물관 안에 불교미술사학회를 만들어 학술대회를 꾸리는 등 불교미술 알리기와 연구에 힘써 2001년 한국박물관협회가 뽑은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에 선정됐고, 2006년 미술잡지 '월간 미술'의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 부문 상도 받았다.
고인이 세상에 남긴 가장 큰 자취는 18년을 바쳐 2007년 40권으로 완간한 전집이다. 전국 476개 사찰과 공ㆍ사립박물관 14곳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불화 3,156점을 처음으로 집대성해 컬러 사진과 기록으로 정리한 거작이다. 20㎏이 넘는 촬영 장비를 지고 산중 절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고 연구 성과를 담았다. 이러한 공으로 국민훈장목련장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은 동국대 경주병원에 기증된다. 고인은 생전에 사후 시신 기증을 서약했고, 입적 전에 다시 이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통도사 설선당에 차렸다. 장례는 통도사 사중장으로 치르며 영결식은 9일 오후 2시에 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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