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시리아 반정부군을 적으로 규정하고 외세가 손을 떼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연설하자 시리아 반정부 세력과 국제사회가 그의 퇴진을 주장했다. 양측의 깊은 골이 다시 확인되면서 22개월간 6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시리아 사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
반정부 세력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은 6일 “알아사드의 연설은 공허한 수사이자 시간 낭비”라며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법에 대한 선제공격”이라고 밝혔다. 조지 사브라 시리아국가연합 부의장은 “시리아 국토의 마지막 한 뼘이 해방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알아사드의 주장을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그의 연설은 권력을 유지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며 “국민을 탄압해 정당성을 잃은 알아사드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도 알아사드가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아사드가 자신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희미한 조짐도 찾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아사드의 연설이 그를 반대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 모두에게 곤란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세력은 적극적 개입과 유혈사태 방관 사이에서 내키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며, 러시아 등 시리아의 우방은 국제사회의 개입을 계속 저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6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알아사드 정권은 내전으로 몰락할 것”이라며 “알아사드가 전쟁범죄자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랍의 봄’ 시위 후 이집트 첫 민선대통령에 당선된 무르시는 “이집트 국민이 원했던 것을 시리아인도 원하고 있다”며 “시리아 민중도 자신이 선택한 정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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