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영파 VS 반영파로 갈려 해묵은 종교 분쟁…경찰 “일부 시위대 총기 소지” 주장
북아일랜드에서 영국기 게양 일수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수십명이 부상하면서 시위가 폭동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FP통신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지난 사흘간 경찰관 52명이 부상했다고 6일 전했다. 이번 시위는 벨파스트 시의회가 지난달 3일 시청사 영국기 게양일을 연간 15일로 제한하면서 시작됐다. 연방체제를 지지하는 왕정파 신교도 세력은 이번 조치가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구교도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며 격렬히 반발했다.
교계와 정치계는 이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시작 몇 시간 만에 또 다시 시위가 벌어져 벨파스트 동쪽에 모인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철제 구조물과 벽돌, 폭죽, 병 등을 던졌으며 경찰은 물 대포와 고무 총탄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 중 일부가 총기를 사용하는 등 시위는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경찰을 향해 발포한 38세 남성을 살인미수혐의로 체포하는 등 시위와 관련해 70명 이상이 체포했다.
경찰은 시위의 배후에 북아일랜드 최대 신교도 무장단체 얼스터의용군(UVF)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66년 급진적 성향의 개신교도들이 결성한 얼스터의용군은 당시 북아일랜드를 아일랜드 공화국에 통합하기 위해 싸운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됐다. 얼스터의용군은 북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단체로 지정된 이래 몇 년 간 구교도들을 향해 폭탄 테러, 암살 등을 자행해 지금까지 아일랜드 분쟁의 불씨로 남아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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