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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나는 역사와 시대의 돌연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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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나는 역사와 시대의 돌연변이"

입력
2013.01.0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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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80) 시인이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고한 대담집 과 일기 (한길사 발행)을 냈다. 7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고 시인은"한 인간의 생애는 어쩌면 인류사의 긴 과정을 요약하고 있다. 시시껄렁한 시정잡배의 기록도 미시사로 의미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고 시인은 이날 자신을 "사자와 호랑이가 교배해 낳은 라이거처럼 역사, 시대와의 교배에서 비롯된 돌연변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20세기의 어떤 지점에서 끝나는 생이 아니고 두 세기에 걸쳐 있다. 두 개의 시간을 걸쳐 사는 이중의 존재 같다." 문학평론가 김형수(54) 씨와 나눈 대담집 은 이런 고 시인의 젊은 날을 한국 근현대사와 엮어 소개한다. 시기상으로 1930~50년대를 다룬 이 책은 전쟁을 겪으면서 정신적 방황과 아픔을 통과한 젊은이가 어떻게 문학과 종교에서 구원을 발견했는지, 일제 식민지와 해방전후사에 대해 성찰하는지를 원고지 1,000매에 걸쳐 소개한다.

몇 해전 문예지 에 일부가 연재됐던 은 1973년 4월부터 1977년 4월까지 4년간 쓴 일기를 모은 책이다. 고 시인은 "내 문학이 진행되고 있어 일기로 내 문학의 존재를 삼을 생각이 없지만, 그때 문학의 풍경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신시대에 쓰인 일기는 선사상과 순수문학을 지향했던 고 시인이 역사의 풍랑에 휩싸이며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문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병익 김윤식 박맹호 김현 백낙청 이문구 등 문인을 비롯해 리영희 한승헌 등 당대 지식인 집단과의 다채로운 교우 관계도 두루 소개된다. 출가 중이던 1959년 쓴 21일간의 단식일기는 책을 묶으며 권말에 추가했다. 고 시인은 "70년대는 문학과 역사가 동의어라고 생각했다. 한 밥상에 있는 반찬 같은 거라고 생각할 때다. 그 시절은 처녀로서의 삶, 순정덩어리였다. 나의 또 하나의 시간적 고향은 1970년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팔순의 노 시인은 최근 일기와 대담을 계속 출간할 계획이다. 시인은 "두 작업(일기, 대담)은 이제 일상이 됐다. 앞으로도 대화와 기록을 숨 쉬는 한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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