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시험을 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합격은 아예 상상도 못했어요.”
공군 김솔뫼(27) 일병은 행정고시(전산직) 합격증을 받아 든 지난해 12월 11일을 잊지 못한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 실제 이뤄져서다. 김 일병은 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꿈만 같다”며 “지난 한 해 군 생활을 알차게 했다는 생각에 성취감도 느낀다”고 했다.
김 일병은 지난해 3월 5일 입대 당시만 해도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2010년 가을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그 해 이미 행시 1차에 합격했지만 이듬해까지 2차 시험에서 두 번이나 낙방했다. 입대 일주일 전 1차 시험을 다시 봤지만 부담은 없었다. 합격하더라도 어차피 군대에서 2차 시험을 볼 순 없을 거라 생각해서다.
소속 부대인 충남 계룡시 공군 중앙전산소에 전입할 때쯤(5월) 1차 합격 소식을 접했다. 욕심이 생겼지만 아무래도 이등병ㆍ일병일 때는 2차 준비가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부대 분위기는 뜻밖이었다. “생활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자기 할 일만 다 하면 이등병이 독서실에 가도 선임병들이 뭐라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6월부터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부대 배려 덕도 봤다. 현재 공군본부 주임원사실에서 일반 행정병으로 파견 근무 중인 김 일병은 6주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외박을 지난해 8월 2차 시험과 12월 3차 시험 기간에 맞췄다. 부대는 규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가 여기에 정기 휴가를 붙여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김 일병은 “내년 3월 전역할 때까지 남은 군 생활을 더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대하면 곧바로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5급 공무원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임용에 대비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죠. 하지만 맡은 일에는 결코 소홀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물론 체력 단련도 해야죠”.
군 복무 중 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한 공군 김솔뫼 일병이 합격증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군 제공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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